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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드라마 '불편한 편의점', 텅 빈 듯 따뜻한 위로

by 누리담터 202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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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짙게 드리운 밤, 도시의 작은 불빛처럼 우리 곁을 지키는 편의점. 그곳에는 평범한 듯 특별한 사람들이 오가고, 때로는 씁쓸하고 때로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피어납니다. 김호연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직드라마 '불편한 편의점'은 바로 그 편의점을 배경으로, 잊고 지냈던 우리 주변의 소중한 가치와 인간적인 연대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무대 공연으로 관객에게 다가선 '불편한 편의점'은 삭막한 도시 속 오아시스 같은 따뜻함과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원작 소설과는 다른 깊은 여운을 남겨 주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

무엇보다 뮤지컬 '불편한 편의점'을 빛나게 하는 것은 각자의 사연과 매력을 지닌 다채로운 등장인물들입니다.

 

독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으로 새 삶을 시작하게 된,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우연히 편의점 여사장의 지갑을 주워준 것이 인연이 되어 노숙자 생활을 청산했다. 몸집이 크고 말이 어눌해 ‘곰탱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성품은 우직하고 올곧다. 한동안 그의 과거는 베일에 싸여 있다가, 이야기의 마지막에 그의 시점으로 진실이 드러난다.

염영숙
70대 여성으로, 편의점 'ALWAYS'의 주인이다. 정년퇴임한 전직 고등학교 역사교사 출신으로, 이익보다 직원들의 생계를 먼저 걱정하는 따뜻한 인물이다.

시현
20대 여성. 대학을 졸업하고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오후 시간대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다. 상냥하고 센스 있지만,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하는 내향적인 성격을 가졌다.

오선숙
50대 여성으로, 생계를 위해 오전 시간대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 염영숙과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지인 관계로, 그녀를 언니라 부른다. 입담이 세고 다소 까칠한 성격이며, "사람보다 개를 믿는다"는 신조를 갖고 살아간다.

정인경
30대 후반 여성. 과거에는 대학로에서 활동했던 배우였고, 현재는 극작가로 전업했지만 슬럼프에 빠져 있다. 마지막 희곡을 쓰겠다는 마음으로 청파동에 거처를 마련하고, 편의점 일을 통해 삶에 다시 불씨를 지핀다. 강단 있고 보이시한 성격이 특징이다.

경만
40대 초반 남성. 의료기기 영업사원으로, 쌍둥이 딸과 아내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가장이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참깨라면과 참치김밥, 참이슬로 하루를 마감하는 것이 소소한 낙이다.

강민식
염영숙의 아들. 여러 차례 사업에 실패한 뒤, 어머니의 편의점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편의점을 둘러싼 따뜻한 이야기들

뮤직드라마 '불편한 편의점'은 단순한 편의점을 배경으로, 그곳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단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이야기는 염영숙이 우연히 서울역에서 만난 노숙자 독고에게 야간 아르바이트를 제안하면서 시작됩니다. 과거의 기억을 잃은 독고는 어눌한 말투와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진심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중에 오후 시간대 편의점 알바를 하는 공시생 시현은 독고와의 만남을 통해 위로를 받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습니다. 뿐만 아니라, 편의점을 찾는 동네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관계들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온 청년, 힘든 하루를 마치고 맥주 한 캔을 사가는 직장인, 홀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노인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기에 더욱 공감을 자아냅니다. 극은 독고의 잃어버린 과거의 조각들이 조금씩 맞춰지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의 과거에 얽힌 슬픈 사연과 현재의 따뜻한 마음씨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며, 결국 독고는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고, 편의점에 남은 사람들은 그의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갑니다.

마지막 메시지

뮤직드라마 '불편한 편의점'은 현실적인 편의점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무대 디자인과 잔잔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으로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 갑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넘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인간적인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겉으로는 불편해 보일 수 있지만,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합니다. 삭막한 도시 속 작은 편의점에서 펼쳐지는 따뜻한 이야기는 바쁜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보고,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가치들을 되새기게 합니다. 뮤직드라마 아니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따뜻한 위로와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힐링 공연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지난 포스팅 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 이어서 또 한 편의 힐링 작품을 소개해봤습니다. 책을 읽고 공연을 본다면 머릿속에 떠오르던 장면을 현실에서 비교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일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문도 있긴 한데 정말로 제작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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